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8편에서 다룬 복사(방사) EMI에 이어, 이번 편은 기기에서 전원선으로 새어 나가는 노이즈(전도 EMI) 를 측정하는 방법과, 반대로 외부 RF에 제품이 얼마나 잘 견디는지(내성) 를 시험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 편의 핵심 — ① 전도 EMI는 LISN을 통해 전원선의 RF 노이즈를 측정한다 ② 1차 스캔은 피크, 한도에 3 dB 안으로 근접한 피크는 준첨두(QP)로 재확인한다 ③ 내성 시험은 AM 80 % 변조 RF를 제품에 가해서 오동작을 관찰한다 ④ 안테나 방사는 반드시 전자파 차폐 시험실에서만 한다
전도 EMI 측정
전도 EMI(Conducted EMI) 시험은 시험 대상 기기나 회로에서 연결된 전원선(주 전원)으로 결합된 RF 에너지를 분석하는 시험입니다. 전원선을 타고 흐르는 RF 신호는 AM 라디오 방송 대역에 간섭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간섭을 줄이려면 제품을 전력망에 연결했을 때 생기는 RF 전력과 주파수를 정량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복사 EMI와 마찬가지로 전도 EMI도 스펙트럼 분석기로 측정하지만, 여기에 과도 신호 제한기(Transient Limiter) 와 LISN(Linear Impedance Stabilization Network, 선형 임피던스 안정화 회로망) 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 LISN의 역할: 주 전원과 시험 대상 기기(EUT)를 분리하고, EUT가 만드는 노이즈를 격리하며, EUT가 만든 신호를 스펙트럼 분석기로 결합해 줍니다.
큰 흐름
- 관심 있는 주파수 범위를 분석기의 피크 검파기로 스캔합니다.
- 한도선(limit line)과의 차이가 약 3 dB 이내인 피크가 있으면 그 주파수를 기록합니다.
- 기록한 각 피크를 중심으로 1 MHz 스팬의 준첨두(Quasi-Peak) 스캔을 합니다. 측정 시간을 아끼면서 EMI의 RF 전력 진폭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전도 방출 측정 구성
시험 구성이 정식 컴플라이언스 구성과 가까울수록, 얻은 데이터도 시험소 결과와 가까워집니다. 다만 항상 그렇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아래 그림은 전도 방출 시험의 표준 전기적 연결과 물리적 배치 예입니다.


구성할 때 기억할 핵심 사항
- 수평·수직 접지면은 보통 시험 대상 기기 크기의 2배 면적인 금속판입니다.
- 수평·수직 접지면은 서로 전기적으로 본딩(연결)되어야 합니다.
- 기기는 수평 접지면 위의 절연된 테이블에 올려놓습니다. 기기 아래로는 어떤 장비나 케이블도 지나가면 안 됩니다.
- LISN은 수평 접지면에 전기적으로 본딩해야 합니다. LISN은 AC 주전원의 노이즈와 EUT가 만든 전도 노이즈를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험 대상 기기에 맞는 전압, 전류, 주파수 범위의 LISN을 고르세요.
- 케이블은 감지 말고 매끈하게 펴서 유도성 루프를 최소화합니다.
- 스펙트럼 분석기는 수평 접지면에서 몇 피트(1 m 안팎) 떨어진 곳에 둡니다.
원문의 이 목록은 6번부터 11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1~5번은 앞쪽 그림에 포함). 위 목록은 핵심 항목만 다시 번호 없이 정리한 것입니다.
시험 절차
EUT를 설치하고 LISN, 접지면과 본딩했다면, 안정성과 정확도를 위해 스펙트럼 분석기를 최소 30분 동안 켜 두어 예열합니다.
1) 스펙트럼 분석기 설정
- (선택) 분석기에 준첨두(QP) 검파 설정과 FCC RBW(200 Hz, 9 kHz, 120 kHz)가 있으면 사용합니다. 실제 컴플라이언스 시험에서 얻는 데이터에 더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QP 검파기는 스캔 완료까지 훨씬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 RBW 설정: RBW는 시험 표준과 시험 대상 기기의 종류에 따라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FCC Part 15는 150 kHz ~ 30 MHz 시험에서 RBW 9 kHz를 요구합니다. 제품이나 회로를 시험하는 표준의 규정을 꼭 확인하세요.
- 규격은 한도와 값을 dBµV 또는 V 단위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석기에서 가능하면 눈금 단위를 전압(V) 으로 설정합니다.
- 분석기에 합격/불합격(pass/fail) 기능이 있으면 상한 한도선을 설정해서 EMC 표준의 한도와 주파수 스캔 결과를 비교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한도선은 내부 저장소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 검파기는 Positive Peak로 설정합니다. 양의 피크 검파기는 가장 높은 값, 즉 프리컴플라이언스 스캔에서의 “최악의 경우” 값을 보여 줍니다.
- 분석기의 민감한 입력단이 손상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외장 과도 신호 제한기와 10 dB ~ 20 dB의 외장 감쇠기를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쇠기는 입력 회로를 손상시킬 수 있는 미지의 신호로부터 보호하고, 배경 측정을 확인한 뒤에 입력이 과부하 상태인지 쉽게 점검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분석기에 보호 회로가 있기는 하지만 너무 빨라서 막지 못하는 과도 신호도 있습니다.
- 시작·정지 주파수는 제품에 적용되는 EMC 규격에 정해진 값으로 설정합니다.
- RBW도 해당 EMC 규격에 정해진 값으로 설정합니다.
2) 배경 노이즈 확인
- LISN 전원을 켭니다.
- 스펙트럼 분석기를 LISN 출력에 연결합니다.
- 검파기를 “peak”, 감쇠기를 10 dB로 설정하고 관심 주파수 대역을 스캔합니다.
3) 피크 시험
- 분석기를 LISN에서 분리합니다.
- EUT를 LISN에 연결합니다.
- 분석기를 LISN에 다시 연결합니다. 이렇게 하면 입력에 걸리는 과도 신호 때문에 분석기가 손상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전도 방출 스캔을 관찰하고 감쇠를 20 dB로 올려 봅니다. 감쇠값을 바꿔도 선이 변하지 않으면 입력이 과부하 상태가 아니고 측정 품질이 높다는 뜻이므로, 프리컴플라이언스 시험을 계속해도 안전합니다.
감쇠값은 어떻게 고를까
- 감쇠 설정을 바꿀 때 스캔 값이 달라지면 광대역 전력 때문에 입력이 과부하 상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감쇠를 더 늘리세요. 20 dB와 30 dB 스캔을 비교하는 식으로, 값이 변하지 않는 구간을 찾을 때까지 계속 비교합니다.
- 목표는 입력 신호의 과부하 효과로 인한 오류가 나타나지 않는 가장 작은 감쇠값을 고르는 것입니다.
- 최악의 경우 EUT를 스펙트럼 분석기로는 제대로 시험할 수 없어서, 프리셀렉션 필터가 있는 정식 EMI 수신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전도 방출을 관찰해서 앞서 설정한 한도선을 넘는 주파수를 찾고, 한도선을 넘은 주파수를 기록합니다.
4) 준첨두(QP) 스캔
- 위에서 기록한 한도 초과 주파수로 분석기의 중심 주파수를 맞춥니다.
- 피크 스캔에 쓴 RBW를 확인하고, 스팬을 그 RBW의 2배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10 MHz에서 한도를 넘는 피크가 있고 RBW가 120 kHz였다면, 준첨두 스캔을 10 MHz에 맞추고 9.88 MHz ~ 10.12 MHz를 스캔합니다.
- (선택) 검파기를 준첨두(Quasi-Peak) 로 바꿉니다.
- 준첨두 데이터를 해당 주파수의 합격/불합격 한도선과 비교합니다.
QP 검파기는 표준화된 공진 회로의 충전·방전 시간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검파기는 피크 측정보다 스캔 시간이 3배 이상 걸릴 수 있으므로, 짧은 스팬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습관
- 전도 방출은 규정 한도선보다 최소 10 dB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여유가 정식 컴플라이언스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을 높여 줍니다.
- 프리컴플라이언스 데이터와 구성을, EMC 인증 시험을 할 컴플라이언스 시험소의 구성과 비교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프리컴플라이언스 시험의 문제를 파악하기가 쉬워집니다. 비교가 많아질수록 프리컴플라이언스의 오차 범위를 더 정확히 다듬어 결과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 단계 | 설정/동작 | 목적 |
|---|---|---|
| 1. 예열 | 분석기 30분 이상 | 안정성과 정확도 |
| 2. 배경 확인 | LISN 출력만 연결해 peak 스캔(감쇠 10 dB) | 환경 노이즈 파악 |
| 3. 피크 스캔 | EUT 연결 후 peak, 감쇠 20 dB로 변화 확인 | 과부하 여부 확인, 한도 초과 주파수 찾기 |
| 4. QP 스캔 | 초과 주파수 중심, 스팬 = RBW × 2, QP 검파 | 정식 시험에 가까운 값 확인 |
| 5. 여유 확인 | 한도선보다 10 dB 이상 낮게 | 정식 시험 통과 가능성 확보 |
내성(Immunity) 시험
전자 부품이 들어 있는 제품은 RF 간섭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RF 간섭을 받은 기기는 잘못 동작하거나 고장 날 수 있습니다. RF 간섭을 받았을 때 문제가 생기는 제품은 간섭에 취약(susceptible) 하다고 하고, 문제가 없는 제품은 간섭에 내성이 있다(immune) 고 합니다. RF 간섭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화면 정보가 뒤섞임
- 동작이 느려지거나 멈추거나 잠김(키, 노브 무응답)
- 잘못되거나 노이즈가 낀 데이터
- 시스템 리셋 또는 재부팅
부품 선정, 차폐, 케이블 선택 같은 설계 분석이 어느 정도의 RF 간섭 속에서도 “예상대로” 동작하는 제품을 만드는 첫걸음이지만, 초기에 실제 환경 조건으로 시험하는 것이 설계가 RF 문제에 취약한지 알아내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래에서는 RF 신호 발생기와 간단한 도구로 제품 설계의 약점을 찾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복사 내성 시험(Radiated Susceptibility)
복사 내성 시험은 시험 대상(DUT)에 알고 있는 RF 신호원을 가하면서 DUT의 동작을 관찰하는 시험입니다. 신호는 원거리 시험에서는 안테나로, 기판 수준 시험에서는 근접장 프로브로 DUT에 전달합니다.
대부분의 복사 내성 규정은 IEC 61000-4-3에 기반합니다. 이 규격은 시험 신호의 범위를 80 ~ 1,000 MHz로 정의합니다. 이 신호는 80 % 변조 깊이의 1 kHz AM 사인파로 변조할 수 있습니다. 변조된 신호는 민감한 회로 소자에서 생기는 정류(rectification) 문제를 빨리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원거리 시험
원거리 시험에서는 RIGOL DSG3000이나 DSG800 시리즈 같은 RF 신호원을 DUT에서 1~2 m 떨어진 안테나에 연결합니다. 그리고 RF 신호원을 1 kHz, 80 % AM 변조로 설정합니다. 출력 진폭은 가능한 한 높게 설정하고, 반송파 주파수는 9 kHz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DUT는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상태로 설정합니다. 전원, 입출력 등 모든 케이블을 연결하고 정위치에 둡니다. 케이블은 안테나처럼 동작해서 성능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DUT에 기능 변화나 문제(화면의 글리치, 노이즈 등)가 없는지 관찰합니다.
- 반송파 주파수를 올려 가며 DUT를 확인합니다. 발생기의 중심 주파수를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계속 관찰하고, 문제를 일으킨 반송파 주파수와 문제 유형을 기록합니다.
- 1 GHz까지 올렸다면 DUT를 안테나에 대해 회전시켜 다시 시험하면 더 철저한 시험이 됩니다.

안테나는 반드시 차폐된 무반사(또는 반무반사) 시험실 안에서만 사용하세요. 통신 대역과 비상 방송 대역에 간섭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면허 없이 많은 주파수 대역에 전파를 송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DSG3000이나 DSG800 같은 RF 신호원을 쓰면 파장, 전력, 변조를 유연하게 조정해서 문제 영역을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근접장 시험
근접장 시험은 특수한 시험실이 필요 없어서 편리합니다. E-field와 H-field 프로브는 프로브 끝에서 1인치(약 2.5 cm) 이내에서만 강한 장을 만들고, 방송이나 비상 통신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만큼 효율적으로 방사하지 않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특정 회로 소자에 RF를 정확히 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시판 근접장 프로브의 예로 RIGOL NFP 프로브가 있습니다.

RF 신호원은 원거리 시험과 똑같이 설정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각 반송파 주파수에서 프로브 끝을 회로나 기판의 소자에 매우 가깝게 댑니다. 회로 위를 스캔하면서 DUT를 관찰해 특히 민감한 아날로그 회로 근처에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세요.
사례: 차폐를 제거한 오실로스코프 기판
아래 그림은 오실로스코프 기판에서 차폐를 제거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 줍니다. E-field 프로브와 DSG3000으로 민감한 아날로그 입력단에 RF 신호를 넣었습니다. 차폐가 없으면 RF 때문에 데이터가 깨지고 파형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추가 시험: 전류 프로브로 케이블에 RF 주입
또 하나의 유용한 시험 기법은 전류 프로브와 RF 신호원으로 DUT에 연결된 케이블에 RF 신호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케이블은 안테나처럼 동작해서 원치 않는 신호를 DUT에 결합시킬 수 있습니다. 이 구성으로 주파수를 단계별로 올리면서 설계의 취약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판 전류 프로브를 쓸 수도 있지만, 스냅온 페라이트 초크, 절연 전선 몇 번 감은 것, 에폭시, BNC 커넥터로 쓸 만한 전류 프로브를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시험 순서
- DUT를 설치하고 평소 사용 때 연결하는 모든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 신호원을 최대 출력으로, 앞의 원거리·근접장 시험과 같은 80 % AM, 1 kHz 변조로 설정하고 DUT에 문제가 없는지 관찰합니다.
- 반송파 주파수를 단계적으로 올리며 관찰합니다. 원하는 최대 주파수까지 시험하고, DUT에 연결된 각 케이블마다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클램프 프로브도 반드시 차폐된 무반사(또는 반무반사) 시험실 안에서만 사용하세요. 통신 대역과 비상 방송 대역 간섭을 막기 위해서이며, 면허 없이 많은 주파수 대역에 송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실험 예: USB 케이블에 RF 주입
전류 프로브 사용 예시로, USB 전원 데모 보드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필터가 없는 USB 케이블에 DSG3000과 직접 만든 프로브를 클램프로 물리고 출력 신호를 모니터링했습니다.

RF를 가하지 않았을 때는 데이터가 매끈했습니다.

하지만 RF 신호를 가하자 출력에 간섭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간섭이 가장 심했던 것은 RF 반송파 주파수가 110 MHz 근처(111.1 MHz) 일 때였습니다.


정리: 시리즈를 마치며
DSG3000이나 DSG800 같은 RF 신호원과 몇 가지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개발 초기에 설계의 내성 문제를 시험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 시험 종류 | 목적 | 대표 도구 |
|---|---|---|
| 복사 방출(근접장) | 기판에서 새는 RF 지점 찾기 | 스펙트럼 분석기 + E/H 프로브 |
| 전도 방출 | 전원선으로 나가는 노이즈 측정 | 스펙트럼 분석기 + LISN + 과도 신호 제한기 |
| 복사 내성(원거리) | 외부 RF에 오동작하는지 확인 | RF 신호원 + 안테나(차폐 시험실) |
| 복사 내성(근접장) | 민감한 회로 소자 찾기 | RF 신호원 + 근접장 프로브 |
| 전도 내성(케이블 주입) | 케이블로 들어오는 RF에 대한 취약성 확인 | RF 신호원 + 전류 프로브 |
이것으로 RF 기초 가이드 9편을 마칩니다. 시간영역과 주파수영역의 개념에서 시작해 계측기의 원리, 부품·송신기·수신기 시험, EMI까지 한 번에 훑어 보았습니다. 각 편의 내용이 필요할 때마다 아래 전체 목차에서 원하는 편으로 이동해서 다시 확인해 보세요.
본 시리즈는 RIGOL RF Basics Technology Guide를 한국어로 옮기고 읽기 쉽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